‘문화나눔의 주역’ 안 승 일 서울시 문화국장 인터뷰

     
▲ 안승일 국장은 문화예술을 즐길수록 시민의식, 사회의식이 높아지며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떨 어진다는 확신과 철학을 가지고 시정을 펴고 있다.

예술의 힘은 성숙한 사회 만들어 문화 소외 없도록 정책적 뒷받침

이제 ‘나눔’은 우리에게 친근한 단어가 되고 있다. ‘당신이 가진 재능이 세상을 더욱 더 아름답게 합니다’는 기치로 재능나눔이 사회 곳곳에서 실천되고 있다. 공연장을 가진 조직은 객석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가 소유하고 있는 공연장에서 행사가 있을 경우 항상 5%에 해당하는 좌석을 객석나눔하고 있다. 올해는 객석나눔을 5%에서 10%로 확대하고, 농구경기 등을 하는 체육관의 경우 연간 1000석을 구청을 통해 나누어 주고 있으며, 1000원만 내면 서울시내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천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안승일 문화국장을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 우선 안 국장님이 추진하고 있는 시민 문화복지의 방향에 대해서 한마디 해 주신다면….

“문화 복지는 사회복지와 다르다. 문화 복지의 대상은 문화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과 알고도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통계를 보면 서울 시민 중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80% 정도인데, 실제 생활에서 향유하는 사람이 70% 정도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 문화, 예술을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갭을 줄이는 것이 문화복지의 방향이다. 즉, 경제와 시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주느냐가 두 축이다.”

 

- ‘천원의 행복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없는 이유로 ‘비싸다’ 와 ‘표 구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한다. ‘천원의 행복’은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서울시민 문화충전 프로젝트다. 시민들은 입장료 1000원으로 수준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매월 장르를 다르게 해서 매월 1회 아주 품질 높은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서울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 ‘친정엄마’를 시작으로 ‘천원의 행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친정엄마는 모녀 사이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연극으로 2007년 초연 때 중견배우 고두심이 주연을 맞아 인기를 모았다. 3월에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 4월엔 ‘클래식 프러포즈’, 5월엔 ‘사랑과 감사의 해피 콘서트’ 음악회를 했다. 또한 시민들이 단돈 1000원으로 발레를 볼 수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더 히스토리 오브 발레(The History of Ballet)’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클래식과 모던 발레의 아름다운 장면을 함께 담아 발레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2007년에 시작된 ‘1000원의 행복 프로젝트’를 통해 수십만명이 공연을 즐겼다.

 

- 수준 높은 발레공연를 1000원으로 볼 수 있다니 정말 흥미롭습니다. ‘천원의 행복’ 관람자에게 어떤 식으로 좌석이 할당되는지요?

“작년 9월에 세종문화회관은 ‘천원의 행복’ 공연으로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뮤지컬 ‘피맛골 연가’로 진행했다. 세종문화회관은 9월7일부터 9일 사이 공연 중 일부 좌석(2, 3층)을 ‘천원의 행복’ 관람자에게 할당했다. 공연을 관람하려면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www.sejongpac.or.kr) 또는 ‘천원의행복’ 홈페이지 (www.sejongpac.or.kr/happy1000)에 신청을 하면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발표한다. 당첨자는 한 사람당 2매씩 예매할 수 있으며, 예매되지 않은 잔여분은 인터넷과 현장판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게 했다.

 

- 평소 영화를 좋아해서 극장을 자주 찾는 저에게도 눈에 확 띠는 소식이 있더군요. ‘1000원의 행복’프로젝트를 영화관으로 확대한다고 하는데….

“1000원의 행복 프로젝트를 많은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영화관으로 범위를 넓혔다. 매월 3째주 월요일 서울시내 63개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1000원으로 볼 수 있도록 13만석을 확보해 놓았으며 지난달 2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 안 국장님은 ‘어려운 경제상황 아래 어떤 연령, 어떤 계층도 문화를 누릴 권리에서 소외되지 않고 문화를 통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촘촘한 그물방 문화복지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1000원도 아까운 저소득층과 시간적 여유없는 이들을 위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요.

“당장 1000원이 어려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층에게는 연간 5만원 상당의 포인트가 저장 되어 있는 ‘문화 바우처’를 지급해 예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는 2009년도 5만5000명에서 2010년도는 8만명, 올해 30만명으로 확대된다. 또한 문화, 예술을 즐기고 싶지만 일부러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문화배달’을 하고 있다. 즉, 찾아가는 공연을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연극, 드럼, 악기연주 등 재능이 있고, 봉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문화, 예술 활동을 하는 동아리와 손잡고, 순수 민간인으로 구성된 300명의 봉사단을 조직해서 160개의 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자매공연을 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시민들이 공연장을 직접 가지 않아도 놀이터와 공원, 골목길 등에서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문화배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프로그램과 예술 영재 발굴 프로그램은 무엇인지요.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은 시립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직접 가르친다. 재능은 있는데 비싼 레슨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기를 가르치고 있는 데 구로구에서 30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이제는 다른 구로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는 90명을 교육시키고 있다. 예술 영재 발굴 프로그램은 건국대와 손잡고 초․중․고 학생들 중 음악 영재 100명, 미술 60명을 발굴해서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다.”

 

- 문화국장으로서 철학이 있다면….

현대사회는 물질 만능시대다. 정신이 피폐되어 있고, 고갈되어 있다. 예전보다 경제적으로는 잘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문화예술을 향유하게 해야 영혼을 맑게 할 수 있다. ‘꿈이 가난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듯이 경제가 어렵다고 문화, 예술을 멀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힘이 있다. 문화예술을 즐길수록 시민의식, 사회의식이 높아지며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떨어진다는 확신과 철학이 있다. 이를 위해 문화생활 소외자가 없도록 ‘그물망 문화복지’를 더욱 더 철저히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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